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소소한 여유

에바 알머슨 특별전 'Andando' 우리는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졌다.

최근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 특별전 "Andando" 를 관람하였다.

 

전시기간: ~ 2022년 12월 4일
관람시간: 매주 화요일 ~ 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장 마감 오후 5시)
주차: 용산 전쟁기념관 내 주차, 최초 3시간 4,000원 이 후 추가 30분당 1,500원 (종일주차: 30,000원, 회차 30분 이내 무료)

관람 시 1시간 무료 주차권을 발급해주지만, 기본적으로 최초 3시간 4,000원 기본 요금이라 주차비는 지불해야 한다.

 

가족 나들이로 방문한 인파들도 많고, 작품이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라 아이들도 많아서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

 

온라인으로 예매한 경우 예매자 본인이 카카오톡에서 '스마틱스' 채널을 추가하면, 알림톡을 통해 예매 인원수만큼 QR코드가 발송되어, 이를 보여주고 바로 입장하면 된다.

 

전시 작품 중 일부는 "오디오 가이드" 어플을 통해 도슨트를 3,000원에 구매하여 들을 수 있으며, 20점의 작품만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작품 옆에 관련 설명 및 아름다운 글귀들이 작품의 감동을 전하고 있어, 굳이 도슨트를 구매할 필요성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내부 작품은 사진 및 비디오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이를 모르고 촬영하다가 직원분의 제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에바알머슨의 세 번째 전시이다.

전시 테마인 Andando는 '계속 걷다'라는 의미의 스페인어로, 그간 COVID-19로 인해 잃었던 소중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희망의 걷기를 작가는 전달하고자 했다.

 

우리의 일상은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삶의 연속선 상에서 플레이 되고 있다. 이 때,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듯 조용히 눈을 감고 멈추어 휴식을 취해보자는 '일시정지' 작품을 보며, 어쩌면 COVID-19가 잠시 소중한 일상을 감사히 돌아볼 수 있는 인생의 Pause 역할을 해주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잠시 해본다.

 

걷기 시작해야 움직이는게 보인다
- 스페인 속담

 

작가의 작품을 보면 스페인 글자가 많이 담겨 있다. 'Andando'라는 작품에서도 가방에는 세계 곳곳의 도시 이름이 적혀 있으며, 이는 우리를 이 곳으로 이끌어 준 모든 장소들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우리가 살면서 지나온 길, 그 길에서 만난 많은 것들,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들이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자극이라고 설명한다.

즉,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모든 경험은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살아가는 것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여기까지 전시회의 첫 공간 '삶을 그리다 Pintar La Vida' 이었습니다.

 

에바 알머슨은 '그림이 곧 자신이자 삶'이라고 강조하는 작가로 그의 작품에는 자기 자신을 모델로 그린 작품들이 매우 많았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족이다. 부모와 자녀를 그린 작품들은 그녀의 두 번째 전시공간인 ‘가족 사전: 일상의 특별함 Family Lexicon’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작가는 가족을 모든 일이 일어나는 하나의 작은 사회로 생각했다. 식탁에 모여 앉아 따뜻한 음식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사랑한다 고맙다 이야기 하는 시간을 화폭에 담으며, 이러한 모든 것이 당신을 위한 시간이라고 전한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그리고 또 사랑하라

그 외에 특별히 더 필요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스페인어에 '손에 든 심장'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스스로의 모습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 이라는 작품은 상대에게 가식 없이 진심을 전하며, 무엇보다 나 자신도 모르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작가의 생각을 담고 있다.

 

다음 공간은 '자가격리자들의 초상화 Retratos De Confinamento'라는 공간으로, COVID-19로 인한 봉쇄기간 동안의 자가격리중인 사람들을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는 자가격리 기간 동안 주변으로부터 사진과 이야기를 전달받아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100여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이 기간 그녀는 이 작품들을 통해, 우울함을 극복하고, 사람들과 소통을 이어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그림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다음 공간은 드디어 마음껏 사진을 찍으며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인 '광장'이다.

작품의 촬영이 금지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공간으로 많은 가족들이 여기 저기서 사진 찍기에 바빠 보인다.

 

작가는 마을의 광장을 재현한 듯한 상상속의 마을을 구현하였다. 전시작품에 대한 사진 및 비디오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나, 이 곳은 유일하게 허용된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 저곳에서 사진찍기에 몰두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광장 한켠에는 작은 극장이 있어, 이 곳에서 "주인공은 너야" 라는 타이틀의 애니메이션이 반복 송출되고 있다.

마치 동화책을 넘기는 듯한 컨셉의 영상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으로 잠시 보다가 자리를 이동하였다.

 

 

 

 다시 작가의 다음 작품 공간으로 이동하면, 이제는 꽃과 나무, 동물들의 자연환경을 묘사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물론 이들 작품에도 작가 자신이 함께 그려져 있다.

에바 알머슨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전원에서 즐기는 산책을 꼽을정도로 자연을 사랑하고, 이를 많은 작품에 남겼다. 작가는 자연을 통해 평정심을 찾고,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마주하며, 우리의 삶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그 과정에서 이룬 크고 작은 성취들을 떠올리게 하고 싶어한다.

또한, 늑대, 곰, 호랑이 가면을 쓴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연약한 내면을 숨기는 외면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형형색색의 꽃을 통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내면의 힘에 대해서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품에서 머리카락을 통해 자연을 표현하는 부분도 인상적인데, 일종의 상상력이 동원되는 내면의 의지가 시작되는 것을 머리로 보고 이러한 인간 내면의 의지가 현실을 좀 더 밝고 긍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음을 전달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느낌도 받았다.

 

도자기 작품으로 구성된 공간에서는 스페인의 유명한 도자기 작가의 두상을 통해 나비, 사고의 자유, 고요의 바다, 일탈 등 다양한 생각과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깨지기 쉬운 도자기를 통해 연약함 속에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창조력과 그것의 무한한 수용력의 강인함을 전달하며, "상상력은 우리를 살아 숨쉬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에바 알머슨은 '함께'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선호한다. 타인과 함께 함으로 인해 스스로가 완전해짐을 느끼고, 공동체를 찾는 즐거움을 만끽해 볼 것을 제안한다. 스페인의 마을 축제인 '베르베나'를 통해 사람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축제에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무슨 옷을 입을지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해도 괜찮습니다.
성공과 실패가 모여 우리라는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존재를 특별하게 합니다.
어떤 옷을 더 걸칠지, 어떤 옷을 벗어 던질지, 우리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