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투자와 경제지식

보수적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원칙 feat. 벤저민 그레이엄

벤저민 그레이엄은 "보수적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원칙"으로 다음의 4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이 원칙을 가지고 투자했을 때 과연 원하는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 지 고민해본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그렇다면 바구니는 몇 개가 적당한가?

첫째, 적절한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 최소 10개, 최대 30개 정도의 종목에 자금을 나눠서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투자 조언은 매우 유명하다. 아무리 유명하고 망하지 않을 기업이라고 해도, 예를 들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주식이라도 모든 자산을 몰빵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주가가 하락하여 10%, 20% 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동안 "결국엔 이익을 줄거야.." 라는 마음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가?

아무리 실적이 좋은 주식도 시장 상황과 투자심리 등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투자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기에 따라 그 가치를 인정받는 종목들이 매번 바뀐다. 어떤 종목이 언제 인정 받을 지 모르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몇 개의 바구니로 나누는 가의 문제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르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바구니의 수는 투자자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 라는 것이다.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는 종목, 업종의 시황, 뉴스 등은 모두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투자 종목의 공시 정도는 확인 할 수 있는 능력의 개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주식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가장 바쁜 시점이 분기, 반기, 사업 보고서가 나오는 시점이다. 공시 마감일정에 맞춰 거의 쏟아져 나오다시피 하는 기간이다. 이 시기에 공시를 찬찬히 파악해볼 수 있는 능력의 종목 수가 적당한 바구니의 수가 아닐까 싶다. 전업 투자자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일반 직장인 투자자는 투자하는 종목의 수가 훨씬 적은게 당연한 것이다.

 

이미 검증받은 우량주에 투자하라. 단, 신규 공모주는 제외

둘째, 선택된 종목들은 대형주이며, 실적 전망이 밝고, 발행기업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재무건전성이 높아야 한다.

 

국내 주식의 경우 KOSPI 200, KOSDAQ 150에 편입된 종목 내에서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본다. 대체로 시총 상위권 종목들은 거래대금이 많고, 지수 편입 종목들이기에 기관, 외국인, 증권사 등 감시자들이 많다. 그래서, 증권사 레포트도 자주 나오고, 뉴스 등 기업의 현황도 파악하기 용이하다. 또한, 이러한 종목들은 기관, 외국인의 거래도 풍부하여 거래대금도 뒷받침된다. 그러나, 이 중에서 상장된 지 1~2년 이내의 신규 상장주는 제외한다. 요새는 인기있는 업종의 경우 공모가도 높게 상장하여 상장되자 마자 따상이 되는 등 거품이 너무 많이 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상장하자마자 지수에 편입되지만, 사실상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하고, 투기가 낀 주가는 오랜 기간 조정을 받는다.

 

 

지속적으로 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에 투자하라

셋째, 선택된 종목들은 지속적으로 배당한 실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1950년 이후 해마다 배당을 실시한 실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1971년 다우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은 모두 이 조건을 채운다.

 

우리가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그 리스크를 감내한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속적인 배당은 투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검토되어야 한다. 배당은 분기, 반기, 연간을 기준으로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잉여금을 주주들과 함께 나눈다는 의미이다. 간혹 배당을 하지 말고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재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도 있다. 이 말도 일리 없는 말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항상 전제 조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배당이 아닌 투자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언제까지 더 많은 이익을 발생시켜 최종적으로 주주와 어떻게 공유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모든 조건을 만족한 종목의 적정 매수 가격을 판단하라

넷째, 투자자는 해당 기업의 과거 7년 동안 연평균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매입가격에 제한을 둬야 한다. 좋은 종목이라고 해서 턱없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7년동안 EPS의 25배 (PER 25), 최근 12개월 동안 EPS의 20배 (PER20)를 넘지 않는 가격에 매입하도록 한다.

 

이게 가장 어렵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한 7년간 EPS의 25배, 12개월 EPS의 20배라는 말도 미국시장 기준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지정학 리스크 및 기업 거버넌스 문제 등 아직은 미성숙한 상태이기에 좀 더 낮게 잡아야 할 수 있다.

 

2022년 3월 18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지표 (출처: 아이투자)

2022년 3월 18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지표를 보면 5년 평균 PER가 11배이다.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도 10.75배 수준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권고 수준으로 보면 매우 저평가 상태이다. 하지만, 현재의 PER 수준이 한국 시장의 수준에서는 조금 저평가이거나 적정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내 주식 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려면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주가하락과 더불어 국내 주식 시장은 기업 거버넌스의 신뢰를 깨는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 사고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주주 가치를 보호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간다면, 지금의 국내 시장은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기에 현재의 주가가 시장에서 적정 가격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국내 주식 시장의 저평가 원인은 주주가치를 제대로 보장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가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파 싸움으로 찌들어가고 있는 국회가 대선 전 공통적으로 내걸었던 공약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추진해갔으면 한다. 주주가치 보호와 더 나아가 글로벌에서의 한국 경제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말이다.